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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6 … 옛날박물관

기사승인 2017.06.22  19: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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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것에서 오는 설렘이 가득한 곳

   
 
세계 3대 박물관은 영국에 있는 대영박물관, 프랑스에 있는 루브르박물관, 러시아에 있는 에르미타쥐박물관을 꼽는다. 이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의 눈과 귀와 입을 떡 벌리게 하는데, 그래도 우리는 아담 사이즈가 좋다.

김포에 박물관이 있다? 없다? 정답은 ‘있다’이다. 김포에도 3대 박물관이 있다. 월곶면에 있는 다도박물관, 대곶면에 있는 덕포진교육박물관 그리고 하성면 양택리에 옛날박물관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또한 각기 다른 매력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의 눈과 귀, 그리고 입을 떡 벌리게 한다. 그것도 아담 사이즈로 말이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의 주인공은 바로 하성면 양택1리 333-3번지에 있는 옛날박물관이다. 다소 생소하다. 그러나 다소 재밌다.  찾아오는 길부터 술래잡기 하듯 양택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신나고 재밌고 신기한 옛날박물관 구석구석을 살펴보자.

■ 네모야! 이곳에서 꿈꾸렴

옛날박물관을 찾으려면 우선 내비게이션에 ‘옛날전시관’으로 검색해야 헤매는 일이 없다. 예전에는 박물관이라는 명칭을 썼는데, 도로명 주소 등록을 하면서 전시관으로 바꿨다는 심재홍 관장의 말.

곡선의 미가 남다른 시골길을 따라가면 삐뚤삐뚤한 글씨가 관람객을 반긴다. 이곳이 바로 옛날박물관이다. 이곳의 상징인 5층 규모의 탑. 탑인지 조형물인지 기준은 없다.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면 그것이 작품 제목도 되고 건물명도 된다. 지금은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 탑에 올라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 서려있는 조형물이다.

박물관 내부 또한 자유롭다. 이곳에서 질서나 정돈을 찾는다면 발길을 돌리는 게 좋다. 이곳의 매력은 무질서 속의 질서이기 때문. 심재홍 관장의 할아버지 때부터 수집한 농기구며, 가전제품, 가사도구 등 없는 거 빼고 있을 건 다 있다. 평생 보지 못하던 희귀한 물건들이 아무런 부담 없이 자리하고 있어 묘한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언제부턴지 우리는 정렬을 좋아하게 됐다. 노래 네모의 꿈에 나오는 세상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옛날박물관에서는 네모는 꿈을 이룰 수 있다. 이곳에서는 삐뚤삐뚤함의 미학을 찾는다면 이곳이 딱! 이기 때문이다.

■ 깡통로봇과 심장 없는 허수아비 모두모두 주인공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시골길 따라 조곤조곤 들어오면 로봇 태권V에 나오는 깡통로봇과 오즈의 마법사에서 심장을 얻고자 하는 허수아비가 관람객을 반긴다. 어찌 보면 흉측할 수 있는 그들이 개구쟁이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아마도 너른 논 한복판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친구가 돼 어우러지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옛날박물관에서는 모든 게 작품 소재로 충분하다. 삐뚤삐뚤 꽂아 있는 술병, 주방에서 사용하다 구멍 나서 버린 냄비, 그의 짝 뚜껑 또한 한몫 한다. 이뿐이겠는가. 다리미, 장난감, 자전거 등 이들이 모이고 모여 커다란 창작품이 되고 이런 창작품을 볼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영광이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기에.

전 세계에서도 하나뿐 대한민국에서도 하나뿐인 악기를 주목해 보자. 이름하여 ‘예술학기 1호’. 이 악기는 경매가치 70억을 예상한다. 어마어마하다. 그러니 이 악기의 연주를 꼭 듣고 오는 게 예의. 드럼통, 주전자, 국자, 철판 등 30여개의 다양한 재료가 내는 소리는 어찌도 그리 잘 어울리는지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이 연주를 못 듣고 온다면 아쉬워 밤에 잠이 오지 않을 게 분명하니 관장께 연주를 부탁하는 넉살이 필요한 때다.

이곳이 더욱 재밌는 이유 중 하나. 바로 과거 생활상을 그대로 재연했다는 거다. 옹달샘을 끌어와 사용하던 목욕실, 김치냉장고의 원조 김치발효실, 급한 일 해결하던 화장실 등이 관람객을 과거 속으로 안내한다. 특히 최대 3,500명의 식사도 거뜬히 지울 수 있는 거대 가마솥은 전쟁 시도 걱정 없어 보인다.

■ 옛 생활을 한 자루에 담을 수 있는 곳

벽걸이형 TV도 구형. 휘어진 화면으로 아이맥스 영화관의 감동을 집안에서도 느끼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자라는 아이들에게 다리 네 개에 문짝도 있는 텔레비전은 어떻게 비칠까? 혹시, 괴물이라 생각하지나 않을지.

옛날박물관은 후세들에게 우리 과거를 물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곳답다. 앞서 말한 문짝 달린 흑백텔레비전, 두벌식 타자기, 국내 최초로 들어온 애플사의 컴퓨터, 부잣집 마나님만 사용하던 찬장, LP판만 환영하는 전축, 숫자 위 구멍을 검지로 돌려 사용하던 전화기, 태엽을 감아 사용하던 벽시계 등 40대 이상이어야만 동요되는 물건들이 빼곡하다.

다양한 농기구들은 또 어떠한가. 농경문화를 이어오던 민족답게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집안 잔칫날 큰 역할을 하던 떡메, 크기가 제각각인 광주리, 곡식을 개량하던 됫박, 통나무 속을 파서 만든 함지박. 이 모두 어찌 소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특히 벼 자루로 만든 옷은 옛날 배고픔의 슬픔을 함께한다.

윤봉길 의사가 고문당할 때 모습을 재연한 전시물과 장사문화를 보여주는 상여간도 잊지말자. 특히 말로만 듣던 고려장의 의미도 되새긴다면 이곳에서 본전은 톡톡히 뽑고 가는 셈이다.

삐뚤삐뚤 네모가 그리던 유토피아가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다. 로봇 태권V에 밀렸던 깡통로봇이 당당히 주인공이 되고, 심장을 얻기 위해 허수아비는 더 이상 오즈로 떠나지 않아도 된다. 낡고 허름해 버렸던 물건들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이곳 말고 있을까? 이처럼 역사면 역사, 예술이면 예술, 뭐 하나 빠지지 않는 과거 자료들이 김포 구석구석에 자리하고 있으니 어찌 뿌듯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초록 초록 흔들리는 여린 벼와 함께 하루를 보내는 옛날박물관. 새로움이 주는 설렘보다 낡고 허름한 것이 주는 설렘이 가득한 곳이다.

   
 
   
 
   
 
   
 

   
 

   
 
   
 
   
 
   
 

양미희 기자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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