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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까치는 더 이상 길조가 아니다"

기사승인 2019.12.11  09: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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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순영 사단법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 윤순영 이사장

5000만년 전 지구에 출현해 남아메리카를 뺀 모든 대륙에 서식하는 두루미는 석기시대부터 인간의 관심을 끌었다. 15종의 두루미가 세계 곳곳에 서식하며 서식지마다 두루미와 관련한 전설과 신화가 있는데, 장수와 행운, 질서와 가족사랑, 그리고 특히 한반도에서는 평화의 상징이다. 필자가 봐온 재두루미도 몸짓과 소리로 싸울 뿐 실제로 부상을 입히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평화의 상징인 이유가 있다.

두루미는 나는 새 가운데 가장 큰 데다 높이 날고, 새가 보이지 않는 하늘 멀리서부터 나팔을 부는 듯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천국의 전령이란 뜻에서 ‘천상의 새’라고도 불린다.

재두루미는 새끼가 부화 직전에 내는 삐약삐약 소리부터, 새끼가 먹이 조르는 소리, 비행 전과 비행 도중 내는 소리, 경계음, 침입자에게 내는 소리, 부부 사이의 유대를 다지는 소리가 모두 다르며 의사를 표현할 때 행동과 소리를 함께한다.

재두루미의 소리와 몸짓 언어는 60가지 이상이다. 다른 새들의 20여 가지, 원숭이의 30여 가지보다 월등하며, 인간을 제외한 척추동물 중에서 가장 복잡한 행동을 표현할 수 있다.

김포시를 대표하는 상징 새를 까치에서 재두루미로 변경할 것을 몇 년 전 제안했었다. 잡식성인 까치는 다른 새들의 둥지를 습격해 어린 새를 잡아먹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습성이 있다. 까치는 무리지어 공격하기 때문에 까치가 있는 곳에는 다른 종의 조류가 살지 못한다. 새들의 세계에서는 무법자로 통한다. 농작물 피해와 정전사고 등을 일으키는 주범으로서 ‘유해조수’로 이미 분류된 새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속설은 타협을 모르고 영역을 지키려는 본능이 강해 낯선 사람이 동네 어귀에 들어오면 경고하며 울어대는 습성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80년대 세계 최대 재두루미 월동지였던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 한강하구에는 재두루미 3000여 마리가 찾아왔었다. 한강하구의 환경변화로 인해 강원도 철원과 일본 가고시마 이즈미시로 떠났지만 아직 100여 마리의 재두루미가 김포한강하구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농촌과 도시 어느 지역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까치는 김포의 지역 특색과 이미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김포시 한강하구는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세계 모든 철새들이 이동하는 중간 기착지이며 서식지다. 김포시는 월동을 위해 한국을 찾는 재두루미가 가장 먼저 찾는 지역이라는 점과 한강하구의 평화·문화도시라는 이미지에 맞게 재두루미를 상징 새로 지정하는 것이 김포시의 생태 가치를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김포시는 농작물 피해와 정전 원인 등으로 환경부가 까치를 유해조수로 지정하자 지난 2004년부터 여론조사와 공청회 등을 개최하고 상징 새 변경을 추진해 오다 2006년 ‘까치는 유해조수지만 오랜 기간 시의 상징 새로 함께 해온 만큼,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며 상징 새 변경 사업을 중단했었다. 이제는 한강하구의 상징적 평화의 깃대종 재두루미 보호를 위해서라도 재두루미를 김포의 상징 새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 김포를 대표하는 평화의 새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 김포 한강하구에 찾아온 재두루미

*외부 기고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윤순영 야조회 이사장 webmaster@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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