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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의 사는 이야기> 내 삶의 비행(飛行)

기사승인 2024.04.11  1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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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행복해지고자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진다.
– 에이브러햄 링컨 –

산책을 위해 봄이 온 들길로 나섰습니다. 도사리, 수참리, 누산리, 봉성리를 돌아오면 2시간여가 걸립니다. 산책을 시작한 지 1시간쯤 지나서야 우리 부부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2 주 전까지만 해도 빈 논바닥을 가득 메웠던 쇠기러기 떼가 한 마리도 보이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언제, 누가 먼저 신호를 보냈을까요? 그들은 어떻게 떠날 때를 알고 떠났을까 정말 궁금하기도 하고 자연의 신비로움에 경외감이 생깁니다.

김포평야의 쇠기러기는 봄이면 시베리아 쪽으로 날아가서 봄 여름을 보내고 늦가을이 되면 추수가 끝난 김포평야로 다시 날아올 겁니다. 철새들이 이동하는 거리는 서울에서 부산을 50번 왕복하는 거리인 4만 Km 이상을 날아간다고 합니다.

극제비갈매기는 가을에 북극에서 남극까지 갔다가 봄에 다시 북극으로 돌아갑니다. 왕복 거리는 연간 7만 km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극제비갈매기는 평균 수명이 30년이라서 평생 달까지 3번이나 왕복할 수 있는 거리를 평생동안 비행하는 셈입니다.

박새는 번식력이 뛰어나고 사람이 있는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편이라서 의외로 쉽게 볼 수 있는 새인데, 새끼가 생기게 되면 온종일 먹이를 구하여 둥지로 날아가서 새끼의 입 속에 넣어주는데, 하루 100회 이상을 둥지를 왔다 갔다 한다고 합니다.

새들은 그들만의 삶을 위한 비행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새들은 그날그날 먹이를 구해야 합니다.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그리고 평생동안 최선을 다해 먹이를 구해서 먹어야 합니다. 먹이를 축적하거나 저장하지 않습니다. 명징하게 하루의 먹이 사냥과 하루의 삶으로 구분되어 살아가며, 새끼를 낳고 키우면서 본능의 길을 따라 살아갑니다. 새들의 삶도 이렇게 열정적입니다.

새들이 쉼 없이 날갯짓을 하며 살아가듯 인간들도 쉼 없이 날갯짓을 하며 살아갑니다. 물론 새들과는 달리 돈을 벌어 노동과 재화를 비축할 줄도 알지만 언제 죽음이 올지 모르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강박감 속에서 무리 지어 날아갑니다.

저도 매일 어디론가로 날아갑니다. 거창하진 않지만 제겐 직업적 임무를 달성해야 할 매일매일의 과업이 있습니다. 가족구성원을 위한 삶을 위해 제 삶의 성숙을 위해 해야 할 ‘밥벌이’입니다. 개개인이 아침이면 버스나 승용차, 전철을 타고 태연하게 어딘가로 익숙한 듯 출근을 하고 다시 둥지로 돌아옵니다. 서툰 날갯짓으로 추락하는 새들처럼 사람도 하루하루의 서툰 날갯짓 몇 번이면 금새 경로를 이탈하게 됩니다.

새나 사람이나 일터나 목적지로 비행하는 그 열정을 부추기고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커다란 비행기의 작은 조종실 같은 공간이 그런 곳일 것입니다. 안에서 잠그면 외부에서는 절대로 열 수 없는 방입니다. 새들에겐 본능이 그런 방이겠지만 사람에겐 그런 공간이 마음인 것 같습니다. 이 방은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외부인은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공간입니다. 내가 나를 지키는 공간입니다. 마음의 방을 언제 열고 닫아야 할지, 무엇을 받아들이고 거절해야 할지를 오롯이 내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평생을 비행해 가는 인생의 항로라면 그 목적지에 도착하고 또 어디론가 떠나는 그 비행을 조종하는 공간인 마음이 무엇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 행복할지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화엄경에는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一切唯心造)’라고 말합니다. 흔히들 행복할 조건을 다 갖추고 행복해지기 시작하면 이미 권태가 시작되기 시작된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결국 우리 삶의 비행을 조종하는 조종실인 마음이 어떤 마음으로 어디론가로 가고 있다는 상황이 행복 그 자체인 듯합니다. 그래서 행복은 행복하겠다는 희망의 또 다른 그림자인가 봅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만의 방향을 따라 날아갑니다.

 

   
▲ 최철호 / 청석학원 원장

<필자소개>

청석학원 원장 최철호(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 학력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1개학과 졸업 
 (경영학, 영어영문학, 법학, 국어국문학, 행정학, 문화교양학, 
  교육학, 청소년교육학, 중어중문학, 일본학, 관광학)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 석사

 

최철호 webmaster@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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