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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책방지도 1. ‘책방, 머무르’

기사승인 2024.06.05  19: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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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아한 한옥 속, 쉼을 찾아 머무를 수 있는 곳

오래전,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동네 책방. 동네 책방은 온라인 서점의 성장과 미디어 매체를 통한 콘텐츠 소비가 커지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으나, 2000년대 후반을 시작으로 대형서점과 차별화된 특화로 다시 동네에 책방이 들어서는 추세다.

독립서점으로 불리는 이들은 대규모 자본이나 큰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고 책방지기의 취향대로 꾸며졌기 때문에 책방별 독특한 콘셉트를 지닌다. 무엇보다 책을 매개로 한 워크숍, 강연, 모임 등 색다른 경험과 체험을 제공하고 있어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동네책방의 진화는 감성여행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책방마다 다른 매력을 쫓는 여행객들도 늘고 있어 관광상품으로 활용해도 손색없어 보인다. 이에 씨티21뉴스는 문화‧관광 트렌드로 삼기에도 손색없는 김포지역 동네 책방들을 찾아 그들만이 독특함을 담아 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는 ‘책방, 머무르’다.

   
 

❙‘책방, 머무르’에 머물다

‘책방, 머무르’는 김포한옥마을(경기도 김포시 모담공원로 170-5) 5동에 있다. ‘책방, 머무르’의 책방지기인 이호진 대표는 오래전부터 책방 꾸리는 일이 로망이었다. 그러던 중 2022년 김포한옥마을에서 시설별 운영자 모집 공고를 보고, “한옥과 책을 접목하면 어떨까?”라는 기발한 생각으로 운영자 모집에 도전장을 냈다.

책방을 여는 게 로망이었지만, 책이 사라지는 현실에서 대다수의 동네책방이 책을 팔아서는 유지가 어려운 현실임을 뻔히 알면서도 책방을 운영하는 이유는 책을 매개로 한옥이라는 전통적인 공간에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쉼’을 공유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사실, 저는 사회적경제기업 착한이엠협동조합 이사장이자 토탈 기획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해오던 일을 이어오고 있기는 한데,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일을 정해진 시간에 완수해야 하는 일상을 살았죠. 그러던 중 어떻게 하면 나만의 공간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책을 읽으며 소통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 끝에 책방이라면 가능하겠다고 싶었습니다”

이호진 대표는 여행지마다 책방을 탐방하는 일이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전국을 돌며 수년간 수집한 자료를 하나둘 모아 자신만의 책방을 준비해 왔고, 그리하여 탄생한 공간이 바로 ‘책방, 머무르’다.

   
 

❙‘책방, 머무르’가 가진 의미 … 머무르섬, 유도

동사 ‘머무르다’의 사전적 의미는 ‘도중에 멈추거나 일시적으로 어떤 곳에 묵다’를 의미한다. 이러한 사전적 의미 외에 필시 무슨 사연이 있을 것 같은데, 책방지기인 이호진 대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머무르는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마지막 섬 ‘유도’의 다른 이름입니다. 유도는 작은 섬이지만, 한강과 임진강의 두 물줄기가 어우러져 서해를 향하는, 흐름이 시작되는 곳이죠. 이곳을 우리는 조강(祖江)이라고 하는데, 오래전부터 홍수로 떠내려오는 것들이 이곳 유도에 머물러있어 우리 옛 어른들은 ‘머물은 섬’ 혹은 ‘머무르 섬’으로 불렀다네요. 여기에 착안해 책방을 ‘머무르’라고 지어 보았습니다”

조강과 유도는 김포뿐만이 아닌 우리나라 역사상으로도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곳이다. 6‧25전쟁 후 남북이 갈라지자, 지금은 무인도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이곳을 오가는 철새와 사철 피고 지는 꽃들의 향연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1997년에는 북에서 떠내려온, 일명 ‘평화의 소’가 이곳에 머무르다 구출되는 사건이 있는 섬이 바로 머무르 섬, 바로 유도다.

   
 

❙‘책방, 머무르’의 콘셉트 … ‘머무름으로 얻어지는 쉼’

요즘 책방은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다시 말해 책만 읽는, 혹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동네책방 대다수가 자신들만의 특별한 콘셉트를 가진다. 책을 멀리하는 환경에서 책 하나만을 고집할 수 없는 게 동네책방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호진 대표는 ‘책방, 머무르’가 오픈한 지난 2022년부터 ▲퇴근 후 책방 ▲책방지기에게 듣는 책방 ▲중고 책 프리마켓 ▲공연과 전시 ▲다양한 예술 활동 등 운영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부모님 자서전 써 드리기 ▲어르신들에게 책 읽어드리기 ▲특별한 날, 책 한 권 선물하기 등을 계획하고 있었다.

“책방을 떠올리면 조용해야 하는 느낌을 받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이야기도 하고 토론도 하고, 아니면 잠시 머물렀다 가기도 하는 그런 공간이 바로 ‘책방, 머무르’입니다. 한마디로 돈 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머무르며 소통할 수 있는,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찾는 ‘쉼터’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호진 대표의 말처럼 이곳 ‘책방, 머무르’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유롭게 책을 읽기도 하고, 책의 내용을 서로가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이곳에서는 너무도 흔한 풍경이다. 무엇보다 책을 보다 잠시 몽상(夢想)에 잠긴 이용자의 모습에서 이것이 바로 평화이고 이것이 바로 ‘쉼’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책방지기만의 독특한 취향을 엿보며 단아한 한옥을 찬찬히 감상할 수 있는,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머물러 갈 수 있는 곳, 그 자체만으로도 쉼이 되는 곳. ‘책방, 머무르’의 콘셉트는 '머무름으로 얻어지는 쉼'이다.

   
 
   
 
   
 

 

 

양미희 기자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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