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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5 … 미술관

기사승인 2017.06.01  19: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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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섦에서 찾는 친숙함이 자연스러운 곳

아름다움을 누리고 소유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르네상스 시대는 물론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시민들은 미술품 수집이 동경의 대상이었다니 인간 본능에 충실했던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 유럽에서 미술품은 왕이나 귀족의 전유물로 프랑스혁명 이후까지 이어진다. 이후 시민사회가 형성되면서 예술작품이 미술관에 진열되고 일반에게 공개되기 시작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마 바티칸미술관은 1773년에 런던 대영박물관은 1759년, 프랑스 루브르미술관은 1793년부터 시민에게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08년 이왕가박물관이 창설된 것을 시작으로 1919년 조선총독부박물관이 경복궁에 개관되었다. 이후 일제강점기 때 문화제 수집가 전형필 선생이 세운 보화각이 있다. 보화각은 지금의 간송미술관 전신이다.

문화를 누리고 소유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을 터. 특히 김포의 경우 농경문화의 고착과 신도시 젊은 층의 유입으로 문화적 향유에 대한 갈증은 남다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김포에 있는 미술관을 찾아보자. 동‧서양의 감성이 청량음료처럼 흡수될 것이 분명하다.

■ 대보름날의 풍성한 여유가 있는 곳 …보름산미술관

고촌읍에 있는 보름산 미술관(이하 보름산)은 보름산 자락에 있다 해 지어진 이름이라지만 이곳의 색깔과 너무도 잘 어울린다. 기자가 찾은 날은 낮게 깔린 구름이 빗줄기를 흩뿌린 날이었다. 마당 곳곳에서 이방인을 반기는 목가구와 석물, 그리고 조심스럽게 뿌리는 빗줄기의 삼박자가 오늘을 위해 준비한 듯하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보름산을 둘러보자. 이곳은 민둥산에 반쯤 걸린 보름달을 생각나게 하는 반원 형태로 지어졌다. 미술관이니 전시관은 필수. 이곳이 좋은 이유는 전시관 외에 교실, 카페, 서점 등의 공간, 그리고 작은 음악회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차장에 접한 건물 1층 왼쪽은 SPACE 달의 전시 공간이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넓은 공간 부럽지 않다. 우리나라 전통 집 한옥 지붕 위에 올리는 기와인 망와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유혹한다. 보름산 소장 작품들이 항상 전시돼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딱!인 곳이다.

석인과 망와를 통해 다양한 얼굴을 만나고 싶다면 달을 찾아보자. 문‧무신의 험상궂은 얼굴이 망자의 권위를 높여주고 있으며, 집 안에 악귀는 얼씬도 못하게 지붕 위에 올려놓은 도깨비 망화의 섬뜩한 얼굴도 만날 수 있다. 험상궂고 섬뜩한 얼굴들이지만 망와에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소망이 담겨 있으니 어찌 무서워 뒤로 뺄 수 있겠는가.

SPACE 해는 또 어떠한가. 바로 이곳은 유망 작가들에게 내어주는 공간이다. 기간별 다양한 주제로 관람객의 문화적 향유를 만족시키는 공간으로 현재 ‘이구아나 가족’의 주제로 재미있는 그림과 글이 전시 중이다.

보름산은 역량 있고 유망한 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사실, 창작의 세계는 배고프다. 배가 고파야 진정한 예술작품이 나온다지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가난한 작가들은 천시만고 끝에 얻어낸 결과물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려 해도 여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전시실을 찾기 위해 배고픔보다 더한 현실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에선 고민할 필요 없다. 예술의 열정 하나만 있으면 걱정 끝. 보름산은 역량 있고 유망한 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참 좋은 일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시선을 돌리는 어느 순간도 놓치기 아까운 곳. 대보름날의 여유가 미소 짓는 곳. 보름산 미술관의 하루는 비오는 날의 수채화가 된다.

   
 

■ 차갑지만 김포에 있어 따뜻한 곳 … CICA미술관

햇살 가득한 오전. 잔디광장을 가운데 두고 개성만점 건물 삼 형제가 기자를 반긴다. 매표소를 등지고 보이는 가운데 건물이 첫째 형 급이고, 그 왼쪽에 있는 건물이 둘째 급이다. 조금 떨어져 독립한 건물은 막내 급 건물로 이들은 CICA미술관(이하 CICA)의 역사와 함께한다.

지난 1994년 철조각의 선구자인 김종호 작가가 김포를 찾는다. 그리고 학운리에 작업실을 손수 짓고 그만의 세계를 만든다. CICA의 시작이다. 그는 왜 이곳을 작업실 터로 잡았을까. 아마도 창작활동의 딱!인 바로 그런 곳이기 때문이리라.

미술관은 정부나 대기업의 자금을 받아 지어지고 운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CICA는 다르다. 작가의 작업실이 미술관으로 이어지니 예술에 인색했던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일이 아닐 터. 작가 김종호만의 감각이 보이는 부분이다. 그래서일까. 첫째 건물을 기준으로 둘째 건물을 증축하고 본격적인 미술관의 형태를 보이며 국내는 물론 해외 작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CICA다.

발길 닿는 대로 미술관 탐색에 들어가 보자. 우선 둘째 급인 미술관의 문을 여는 순간 백남준 비디오 아티스트를 만나는 듯했다.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영상과 미디어가 안기는 메시지는 창의적 그 자체다. 삼면에 비춰지는 영상은 창작 그 이상의 신세계다.

2층 전시실은 또 어떠한가. 미술작품 전시에 한창인 이곳은 작가들만의 독특함으로 가득하다. 알 듯 말 듯, 아리송한 작품의 세계는 이상한 나라의 폴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곳이 더욱 재미있는 건 별관으로 넘어가는 다리를 연결했다는 것. 역시 작가의 재치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소담스런 통로를 지나 만난 가운데 전시동. 이곳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김종호 작가의 작업실이었다. 세계적인 작품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니, 발을 딛고 있다는 자체가 그저 영광스러울 뿐이다. 작가가 작업실을 전시실로 내어 주었으니 이곳에 전시된 작품 또한 독특함으로 가득하다.

미로를 타듯 들어가는 전시실 곳곳에 작품들이 관람객과 숨바꼭질하듯 전시돼 있는데 CICA의 주인장 김종호 작가의 작품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에 우리의 정서가 배어있고, 세계의 안목이 집중돼 있다.

마지막으로 막내 급인 셋째 동은 꽃단장 한창이다. 사실, CICA는 지역적으로 김포 학운리에 있어 김포 시민을 위한 미술관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큰 실수. 이곳의 실체를 아는 순간 큰 오산을 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닫는다.

CICA는 국제적인 안목과 감각은 대표적인 예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작가들과 미술학자 문화종사자들을 초청해 꾸준한 전시를 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관 레실 웹스터씨가 1956년부터 1957년까지 한국을 촬영한 사진과 인터뷰 영상이 전시돼 전시 자료의 역사적 가치를 받기도 했단다. 이외에도 2015년 3월부터 6월까지 미국과 한국의 뉴미디어 작가를 초청 ‘비디오/뉴미디어 아트 국제전’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곳이 바로 CICA다.

그러던 중 CICA는 고민에 빠졌다. 김포와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다. 고심에 고심을 거친 끝에 얻어 낸 것이 바로 막내 건물의 활용이다. 1층을은 카페로 꾸며 지역주민을 비롯한 누구에게나 개방할 계획이다. 또한, 방문한 모든 분들이 쉽게 미술작품에 다가갈 수 있도록 상설 전시장을 열 계획에 CICA는 들떠있다.

참고로, 많은 분이 CICA가 미국에 있는 도시 시카고의 어원을 두고 있고 생각하는데 절대 아니다. Czong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의 약자로 미술관 김종호 관장의 머리글자 Czong를 활용해 지어진 이름이다.

CICA는 독특한 트랜드를 만들기 위해 여념 없다. 명성이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기에 CICA의 오늘은 흥미로움이 가득하다.

   
 

 인간의 내면을 꾸밈없이 끄집어낼 수 있는 도구가 예술작품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비단 멀리 가지 않아도 좋다. 김포 구석구석에는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곳이 여럿 있으니 말이다. 집 앞 도서관이나 마을 회관 로비, 내 아이 다니는 학교는 물론 김포시청 복도….

이들 모두 낯섦에서 친숙함을 찾기 손색없는 곳이기에 김포의 구석구석은 오늘도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ps.

* 보름산 미술관 : 김포시 고촌읍 수기로 100-78 (031-985-0005)  www.boroomsan.com

* CICA 미술관 김포시 양촌읍 삼도로 196-30 (031-988-6363)  www.cicamuseum.com

                             
   
보름산 미술관 SPACE 해
   
보름산 미술관 SPACE 해
   

보름산 미술관 앞마당 석물

   
CICA 미술관 입구

 

 

 
CICA 미술관 영상전시실
   
CICA 미술관 조형물 전시시
 
   
CICA 미술관 전경

 

 

양미희 기자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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